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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의 봉인 (1957) 신이 존재하는가?

by HACINI 202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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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의 봉인 영화 포스터
제7의 봉인

1.줄거리

제7의 봉인은 1957년에 발표된 스웨덴 영화로,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인간의 존재와 신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 작품이다. 이 영화는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온 기사 안토니우스 블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블록은 오랜 전쟁에서 살아남았지만, 전쟁 중에 겪은 죽음과 파괴로 인해 인생의 의미를 잃고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는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며, 삶의 진정한 목적과 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

영화의 초반, 블록과 그의 하인 욘스는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죽음과 마주친다. 죽음은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나며, 블록에게 그의 시간이 다 했음을 알린다. 이에 블록은 죽음과의 체스 경기를 제안하며, 경기에서 이기면 자신의 목숨을 연장해달라고 부탁한다. 죽음은 이를 받아들이고, 두 사람의 체스 경기는 영화 내내 이어지며, 죽음의 그림자가 블록을 따라다닌다.

블록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광대 요프와 그의 아내 미아,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그리고 신의 존재에 대해 각기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한다. 요프는 단순하지만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신의 존재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쁨과 사랑을 소중히 여긴다. 반면, 블록은 신의 침묵과 인간의 고통 앞에서 회의를 품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블록은 인간이 겪는 고통, 전염병의 두려움, 그리고 삶과 죽음의 불가피성을 직면하게 된다. 특히 전염병으로 인해 공포에 질린 사람들과의 만남은, 그가 신에 대해 더욱 깊은 회의를 품게 하는 계기가 된다. 블록이 죽음과의 체스 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그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을 보호하려고 애쓰지만, 결국 그들 모두가 죽음의 손길을 피할 수는 없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블록과 그의 일행이 죽음과 함께 손을 잡고 춤추듯 떠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필연적인 운명을 암시한다.

2.명장면 분석

첫 번째 명장면은 블록이 죽음과 체스를 두는 장면이다. 죽음은 차분한 태도로 블록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그와 체스 경기를 시작한다. 이 장면은 영화의 상징적인 핵심으로, 블록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죽음과 맞서 싸우는 순간이다. 체스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필사적인 노력을 나타낸다. 이 장면에서 블록은 단순히 목숨을 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삶과 신에 대한 궁극적인 답을 찾고자 한다.

두 번째 명장면은 전염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묘사한 장면이다.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는 전염병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공포를 안겨주는지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신의 처벌을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공포와 혼란 속에서 살아간다. 이 장면은 인간이 고통 속에서 신에 대한 믿음을 잃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강렬하게 묘사한다. 베리만은 이 장면을 통해 신에 대한 두려움과 그 믿음의 상실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강조한다.

마지막 명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죽음의 춤" 장면이다. 블록과 그의 일행은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죽음은 그들을 하나씩 데려간다. 이 장면은 그들의 마지막 순간을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하며, 죽음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묘사한다. 블록과 그의 동행들이 죽음과 함께 춤추듯 떠나는 이 장면은 인간의 무력함을 상징하면서도, 그 순간조차도 어느 정도의 평온함과 아름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3.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제7의 봉인을 통해 인간이 죽음과 신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마주하고 대응하는지를 탐구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인간의 유한성과 그에 대한 자각,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신에 대한 질문들이다. 블록은 영화 내내 "신이 존재하는가?" "신이 있다면 왜 인간의 고통을 허락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내면적 갈등을 드러낸다. 이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던 영적 갈등을 반영하는데, 베리만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신의 침묵과 인간의 절망에 대해 고찰한다.

블록이 죽음과 체스를 두는 장면은 단순한 게임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이는 인간이 죽음을 거부하려는 시도이자, 삶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을 표현한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그 운명에 맞서 시간을 벌기 위해 싸우는 블록의 모습은 인간이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의미를 추구하려는 본능을 나타낸다. 블록은 죽음과의 대결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애쓰면서도, 그 시간을 신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찾는 데 사용하려 한다.

베리만 감독은 신에 대한 인간의 의구심을 깊이 파고든다. 블록은 전쟁과 죽음을 목격한 후, 신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만약 존재한다면 그 신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의심한다. 베리만은 영화 속에서 신에 대한 답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지만, 인간이 신의 존재를 믿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내적 갈등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이며, 많은 사람들이 죽음과 고통 앞에서 신의 존재를 묻고 있다.

또한 베리만은 죽음을 단순한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화된 존재로 묘사함으로써 인간의 유한성을 더욱 강조한다. 죽음은 영화 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인물로 등장하여, 블록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이는 죽음이 불가피하며, 누구도 그 앞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절망적인 결말로 끝나지 않는다. 블록은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인생에서 작은 순간들에서조차 의미와 희망을 찾으려 한다. 이는 삶이 짧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 안에서 인간이 찾을 수 있는 작은 구원이 있음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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