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메트로폴리스(1927)는 프리츠 랑 감독이 만든 독일 표현주의 영화로,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계급 간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부유한 지배계층과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간의 대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메트로폴리스는 상층부에서 지배계급이 화려하게 살아가는 도시와 지하 세계에서 기계와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로 분류되어 있다. 영화의 주인공 프레더는 도시의 지배자인 아버지 요한 프레더센의 아들이며, 그는 지하에서 노동자들이 겪는 비참한 현실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프레더는 노동자들의 희망을 상징하는 여성 마리아와 만나게 된다. 마리아는 '중재자'가 나타나 이 계층 간 갈등을 해결할 것이라는 예언을 전하고, 프레더는 이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동자들과 손을 잡게 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 요한은 이 예언을 방해하고자 과학자 로트왕에게 마리아의 모습을 본뜬 로봇을 만들어 노동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 이 로봇은 노동자들을 선동해 도시를 파괴하려 하고, 메트로폴리스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결국 진짜 마리아와 프레더는 이 위기를 막아내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영화의 결말에서는 프레더가 '중재자'로서 노동자와 지배계급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며, "머리(지배자)와 손(노동자) 사이에는 심장(중재자)이 필요하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메트로폴리스는 당시 사회의 불평등과 계급 간 갈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영화로, 인간의 감정과 기술 발전 사이의 상관관계를 탐구한다.
2. 영화 배경
메트로폴리스는 1920년대 독일의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 속에서 제작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에 접어들었고, 경제적 불황과 사회적 혼란이 극심했다. 이러한 배경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반영되었으며, 당시 독일 사회가 직면한 빈부격차와 노동 문제, 계급 간 갈등을 미래적 도시 설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산업화와 기계화가 가속화되는 시기에 인간과 기계 사이의 관계, 그리고 기술 발전이 인간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영화 속 거대한 마천루와 첨단 기계들로 이루어진 도시로, 미래 도시에 대한 감독의 상상력이 집약된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도시의 화려한 외관 뒤에는 첨단 기술에 의존하는 사회 구조가 존재하며, 노동자들은 기계의 연장선으로서 착취당하고 있다. 상층부의 지배계층과 하층부의 노동자 계층은 엄격히 분리되어 있으며, 이는 당시 독일 사회에서의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마리아와 중재자의 예언은 1920년대 당시 독일 내에서 발생했던 사회주의 운동과 혁명적 분위기를 암시한다. 당시 독일은 사회주의자와 공산주의자들에 의한 혁명적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고,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위기는 계층 간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러한 사회적 긴장을 미래의 도시 속에서 극대화하여 표현함으로써 당시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은 단순한 미래 도시의 상상 그 이상으로, 당시 독일의 정치적 상황을 은유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3. 저작권 문제
개봉 당시부터 수많은 편집과 복원 과정을 거쳐온 작품이다. 1927년 처음 공개된 이후 여러 나라에서 상영되었지만, 초기 버전은 대폭 편집되었고, 그 결과 원본 필름의 상당 부분이 유실되거나 손상되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영화 복원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특히 2010년의 복원 작업을 통해 약 95%에 이르는 원본 내용이 복구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작권과 관련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1984년에는 음악 프로듀서 조르지오 모로더가 영화의 컬러화된 버전을 공개했으며, 이는 원작의 예술적 의도와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편집되었다. 이 버전은 기존의 흑백 영화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관객층에게 메트로폴리스를 소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편집 및 재해석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원작자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의 편집과 사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메트로폴리스는 1927년에 처음 공개된 이후, 현재는 저작권 보호 기간이 만료되어 퍼블릭 도메인에 속해 있다. 퍼블릭 도메인에 속한 작품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상업적 목적으로 변형하거나 원작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경우 여전히 논란이 될 수 있다. 예술 작품의 저작권 문제는 단순한 법적 보호를 넘어, 작품의 원작성과 예술적 가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를 필요로 한다. 메트로폴리스는 이러한 저작권 문제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 영화 예술의 보존과 활용 사이의 균형을 보여준다.